블라블라

괴물을 보다

영화,책,음악 이야기
개봉관에서 내리기 전에 꼭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어제 자동차 극장에서 아이들과 보았다.
아무래도 화질도 좀 떨어지고 대사전달도 좀 그렇고. 더우기 급박한 장면이 나올때마다 무섭다고 떠는 애들 때문에.. 정신집중이 어려웠지만 아이둘의 희생을 감수하고 본 영화치고는 뭐 /

재미로 평점을 매긴다면.. 별 네게정도?
사람들의 평이 극과극을 달리긴 하지만 나에겐 재미있는 영화였다.

1.일단 이영화가 반미영화라는 평.
이거 맞는말이다. 정성일의 영화평대로 봉준호는 이영화로 제대로 커밍아웃을 한것 같다. 하기야 준호가 저번대선때 박찬욱과 함께 민노당을 지지한다고 했을때 이미 한거겟지만, 이번 영화로 그는 스스로 자신이 좌파라는 선언을 한거다.
괴물이 어떻게 해서 생겨나느냐에 대한 설명.(미군때문이라는거) 바이러스니 뭐니.. 없는걸 만들어내고 거기 휘말려 사람들의 말을 듣지않는 정부와 매스컴에 대한 표현. 머리에 구멍이 뚫리고 탈출한 강두가 뛰쳐나온 컨테이너박스 밖에 있던 고기를 궈먹던 미군들... 을 봐도 바로 알수 있다. 결국 이 영화의 모든 내용(괴물이 말들어지고 죽게되는)은 미군때문이다.

2.이영화가 가족영화라는점.
이거도 맞는 말이다. 이 사실은 이영화가 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단 사실에서부터 눈치챘어야 한다. 칸에서 에이리언이나 킹콩에게 기립박수를 보낼 이유는 없지 않는가. 또한 그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실정을 모르기에 이영화를 가족영화로 보고 박수를 친거다. 가족영화란 말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 현서가 납치 당하기전에는 한번도 재대로 모이지 않았던 가족. 그리고 어버지가 죽고 난 뒤에도 뿔뿔히 흩어진 가족. 그러나 현서라는 한 구성원을 위해 기꺼이 모이는 가족. 현대사회의 모든 가족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이영화가 이렇게 흥행가도를 달리는 이유. 사실 나는 이사실이 좀 우습다. 이영화를 보고싶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1.봉준호를 모르고. 2.이영화가 국산영화중에선 최고의 CG 를 보여준다는 착각을 하고있다. 과연 이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칸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이유를 알까?
어제 영화를 같이 본 우리신랑만 해도. 헛. 저게 뭐가 흥행일위야? 이러면서 집으로 돌아왔으니까.ㅎㅎㅎ

전체적인 나의 평을 감히 적자면, 이영화는 가족과 개인과 현대사회를 풍자하면서 그뒤에 정치적인 의견을 숨긴. 조금은 비겁한 영화라 보여진다. 그러나 난 봉준호가 싫지 않다. 플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처럼 이영화도 무겁지 않고,무섭지 않고,우습고, 재미있다. 박찬욱의 직접 들이대기보다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왜자꾸 박찬욱하고 비교를 하게되냐면, 송강호화 배두나가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것의 캐릭터와 겹쳐져서다..말도 안되지만)

그나저나. 영화를 다 본 지금 아래의 포스터는 좀 아니다 싶다. 송강호의 저 진지한 표정이란...ㅋㅋㅋ